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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33주 (나해) 1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주님께서는 소외된 이들을 사랑으로 감싸주시며 억눌린 이들을 해방하시나이다. 비오니, 우리로 하여금 고난 속에 있는 이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하느님의 나라를 소망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사무상 1:4-20

4 제삿날이 되면 엘카나는 아내 브닌나와 그의 모든 아들딸들에게 제물을 몫몫이 나누어주었다. 5 그러나 엘카나는 한나를 사랑하면서도 그에게는 한몫밖에 줄 수가 없었다. 야훼께서 한나로 하여금 잉태하게 해주지 않으셨기 때문이었다. 6 게다가 적수 브닌나는, 야훼께서 잉태하게 해주시지 않아 속을 태우고 있는 한나를 더욱 괴롭혔다. 7 엘카나가 매년 야훼의 신전에 올라갈 적마다 그렇게 하였으므로 브닌나는 한나를 괴롭혔고 한나는 목이 메어 먹지를 못했다. 8 남편 엘카나는 한나를 보고 “왜 울기만 하오? 왜 먹지도 않고 슬퍼만 하오? 내가 당신한테는 아들 열보다도 낫지 않소?” 하며 위로해 주었다.

9 ¶ 실로에서 제사상을 물리고 나자 한나는 일어나 야훼 앞에 나아갔다. 그 때 마침 사제 엘리가 야훼의 성전 문 뒤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10 한나는 마음이 아파 흐느껴 울며 야훼께 애원하였다. 11 그는 서원을 하며 빌었다. “이 계집종의 가련한 모습을 굽어살펴 주십시오. 이 계집종을 저버리지 마시고 사내아이 하나만 점지해 주십시오. 그러면 저는 그 아이를 야훼께 바치겠습니다. 평생 그의 머리를 깎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12 ¶ 한나가 야훼께 오래 기도를 드리고 있는 동안 엘리는 한나의 입술을 지켜 보고 있었다. 13 한나는 속으로 기도하고 있었으므로 입술만 움직일 뿐,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엘리가 한나를 술취한 여자로 알고, 14 “언제까지 이렇게 주정을 하고 있을 참이냐? 어서 술에서 깨어나지 못하겠느냐?” 하고 꾸짖자 15 한나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사제님! 저는 정신이 말짱합니다. 포도주도 소주도 마시지 않았습니다. 저는 야훼께 제 속을 털어놓고 있습니다. 16 사제님, 이 계집종을 좋지 못한 여자로 생각지 마십시오. 저는 너무 서럽고 괴로워서 이제껏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17 “그럼, 안심하고 돌아가거라. 이스라엘을 보살피시는 하느님께서 네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다.” 엘리가 이렇게 말하자, 18 한나는 “그렇게까지 보아주시니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하면서 물러나와 음식을 먹었다. 그 얼굴에는 어느덧 수심이 걷히었다.

19 ¶ 엘카나는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식구들과 함께 야훼께 예배를 드리고, 라마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엘카나가 아내 한나와 한자리에 들자, 야훼께서 한나를 마음에 두시어 20 임신하게 해주셨다. 한나는 달이 차서 아들을 낳자 ‘야훼께 빌어서 얻은 아기’라고 하여 이름을 사무엘이라 지었다.

사무상 2:1-10

한나가 이렇게 기도를 올렸다.

   “내 마음은 야훼님 생각으로 울렁거립니다.
     하느님의 은덕으로 나는 얼굴을 들게 되었습니다.
     이렇듯이 내 가슴에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시니
     원수들 앞에서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2     야훼님처럼 거룩하신 분은 없으십니다.
     당신밖에는 없으십니다.
     우리 하느님 같은 바위는 없습니다.
3     잘난 체 지껄이는 자들아,
     너무 우쭐대지 마라.
     거만한 소리를 입에 담지 마라.
     야훼는 사람이 하는 일을 다 아시는 하느님,
     저울질하시는 하느님이시다.
4     힘있는 용사의 활은 꺾이고
     비틀거리던 군인은 허리를 묶고 일어나게 되리라.
5     배불렀던 자는 떡 한 조각 얻기 위하여 품을 팔고
     굶주리던 사람은 다시는 굶주리지 않게 되리라.
     아이 못 낳던 여자는 일곱 남매를 낳고
     아들 많던 어미는 그 기가 꺾이리라.
6     야훼께서는 사람의 생사를 쥐고 계시어
     지하에 떨어뜨리기도 하시며 끌어올리기도 하신다.
7     야훼께서는 가난하게도 하시고 가멸지게도 하시며
     쓰러뜨리기도 하시고 일으키기도 하신다.
8     땅바닥에 쓰러진 천민을 일으켜 세우시며
     잿더미에 뒹구는 빈민을 들어 높이셔서
     귀인들과 한자리에 앉혀주시고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
     땅의 밑동은 야훼의 것,
     그 위에 세상을 지으셨으니
9     당신을 따르면 그 걸음걸음을 지켜주시지만
     불의하게 살면 앞이 캄캄해져서 말문이 막히리라.
     사람이 제 힘으로는 승리하지 못하는 법,
10   야훼께 맞서는 자는 깨어지리라.
     지존하신 이께서 하늘에서 천둥 소리로 우렁차게 호령하신다.
     야훼는 땅 끝까지 심판하시는 분,
     당신께서 세우신 왕에게 힘을 주시며
     기름 부어 세우신 임금의 이름을 떨치게 하신다.”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2절: 셈족 사회에서는 신을 “바위”라 불렀습니다.

히브 10:11-14(15-18)19-25

11 ¶ 사제가 날마다 성전에서 예배의식을 거행하며 같은 희생제물을 자주 드리더라도 그 제물들이 결코 죄를 없애버릴 수는 없습니다. 12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자신을 오직 한 번 희생제물로 바치심으로써 죄를 없애주셨습니다. 이것은 영원한 효력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으셔서 13 당신의 원수들이 당신의 발 아래 굴복할 때까지 기다리고 계십니다(시편 110:1). 14 그분은 단 한 번 당신 자신을 바치심으로써 거룩하게 만드신 사람들을 영원히 완전하게 해주셨습니다.

[15 ¶ 그리고 성령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시며 증언해 주셨습니다.

16 “‘그 날 이후,
     내가 그들과 맺을 계약은 이것이다.
     나는 나의 율법을 그들의 마음에 심어주고
     그들의 생각에 새겨줄 것이다.’
     이것은 주님의 말씀이다.”
     예레 31:33

17 그리고 나서 “나는 이제 결코 그들의 죄와 잘못을 마음에 두지 않으리라. 예레 31:34” 하고 덧붙여 말씀하셨습니다. 18 죄를 용서받았으므로 이제는 죄 때문에 봉헌물을 바칠 필요는 없게 되었습니다.]

19 ¶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예수께서 피를 흘리심으로써 우리는 마음놓고 지성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20 예수께서는 휘장을 뚫고 새로운 살길을 우리에게 열어주셨습니다. 그 휘장은 곧 그분의 육체입니다. 21 그리고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집을 다스리시는 최고의 사제가 계십니다. 22 우리의 마음에는 그리스도의 피가 뿌려져서 나쁜 마음씨가 없어지고 우리의 몸은 맑은 물로 씻겨 깨끗해졌으니 이제는 확고한 믿음과 진실한 마음가짐으로 하느님께로 가까이 나아갑시다. 23 또 우리에게 약속을 주신 분은 진실한 분이시니 우리가 고백하는 그 희망을 굳게 간직하고 24 서로 격려해서 사랑과 좋은 일을 하도록 마음을 씁시다. 25 그리고 어떤 사람들처럼 같이 모이는 일을 폐지하지 말고 서로 격려해서 자주 모입시다. 더구나 그 날이 가까이 오는 것을 아는 이상 더욱 열심히 모이도록 합시다.

마르 13:1-8

예수께서 성전을 떠나 나오실 때에 제자 한 사람이 “선생님, 저것 보십시오. 저 돌이며 건물이며 얼마나 웅장하고 볼 만합니까?” 하고 말하였다. 2 예수께서는 “지금은 저 웅장한 건물들이 보이겠지만 그러나 저 돌들이 어느 하나도 제자리에 그대로 얹혀 있지 못하고 다 무너지고 말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3 ¶ 예수께서 성전 건너편 올리브 산에 앉아 성전을 바라보고 계실 때에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과 안드레아가 따로 찾아와서 4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일이 다 이루어질 무렵에는 어떤 징조가 나타나겠습니까? 저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5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무에게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6 장차 많은 사람이 내 이름을 내세우며 나타나서 ‘내가 그리스도다!’ 하고 떠들어대면서 많은 사람들을 속일 것이다. 7 또 여러 번 난리도 겪고 전쟁 소문도 듣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당황하지 마라. 그런 일은 반드시 일어날 터이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8 한 민족이 일어나 딴 민족을 치고 한 나라가 일어나 딴 나라를 칠 것이며 또 곳곳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흉년이 들 터인데 이런 일들은 다만 고통의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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