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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대축일 교구장 사목서신

“알렐루야! 우리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주님의 평화!

사랑하고 존경하는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교우 여러분!

십자가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온 누리에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지난 3년간 코로나 19 감염증으로 인한 힘든 상황에서도 믿음을 지키며 잘 견디어 주신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신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점차 일상회복의 단계로 접어드는 이 시기에 교회도 우리의 삶도 온전히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부활주일을 기다리며 때 이른 시기에 많은 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지구가 기후위기와 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1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과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대지진으로 수많은 사람이 소중한 생명과 삶의 터전을 잃었고,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유가족들은 아물지 않은 상처로 신음하며 아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정치권은 진영논리로 분열되어 끝이 없는 싸움을 하고, 저출생과 고령화는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으며, 구원의 빛을 밝혀야 할 교회는 선한 영향력과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두운 현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을까요? 부활하신 예수님의 “평안하냐?”(마태28:9)는 질문에 우리가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루가24:36)하시며 어두운 현실 속에 놓인 우리들에게 평화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슬픔과 실망 그리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던 사람들을 치유하시고 회복시키시어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제자들은 모두 자신의 죄를 용서받았고, 어두운 눈이 열려 보게 되었고, 새로운 소명을 받고 새로운 인생길을 걸어갔습니다. 그것은 하느님 안에서 창조의 회복이었고, 새로운 창조의 기쁨이었습니다. 그렇게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홀로 살지 아니하고 부활하신 주님을 중심으로 거룩한 친교와 일치를 이루며 하나의 교회, 신앙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어두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세워졌고, 세상으로 파송되었습니다. 지금 우리의 현실과 상황은 매우 어둡지만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두려워하지 말라.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면서 세상에 나가 주님의 평화를 선포하며 부활의 증인이 되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우리도 세상에 나가서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을 향해 선포할 우리의 부활은 죽어가는 지구에게 새생명을 불어넣는 부활이 되어야 합니다. 생태계를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우리의 응답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새생명을 얻은 이들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삶에 대한 우리의 신앙적 응답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부활은 생태계의 부활이어야 합니다. 

 세상을 향해 증거할 우리의 부활은 전쟁과 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되살리는 부활이 되어야 합니다. 전쟁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폭력에 반대하고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이 담긴 비폭력, 공존, 상생의 삶은 부활한 이들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삶입니다. 우리의 부활은 평화의 부활이어야 합니다.

세상을 향해 증언할 우리의 부활은 신음하고 아파하는 이 세상의 상처받은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회복을 주는 부활이 되어야 합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우리가 선물로 받은 평안을 이제는 우리가 이 세상의 모든 고통받는 이들에게 선물로 줄 때입니다. 우리의 부활은 치유의 부활이어야 합니다.

이제 세상을 향해 주님의 부활을 증언합시다.

“알렐루야! 우리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을 찬양합시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크신 자비로 우리를 다시 낳아주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심으로써 

우리에게 산 희망을 안겨주셨습니다.“

(1베드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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