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방지 대응을 위한 사목서신(8)

주님의 평화!

성령께서 우리를 부르시어 주님의 몸된 교회를 이루게 하시고, 거룩한 길로 이끌어주심을 감사하고 찬양합니다.

성령강림 대축일을 기념하며 부활절기 ‘기쁨의 50일’을 마감했습니다. 많은 교우들이 사도행전을 옮겨 적으며 주님의 제자들이 교회공동체를 이루어 부활을 증언한 과정을 마음 깊이 함께 걸었습니다. 많은 교회와 교우들이 코로나19 긴급기금에 봉헌해주셔서 어려운 교회를 석 달 동안 도왔습니다.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대응하며, 한 몸을 이룬 성공회를 함께 지켜가는 신자로서 서로를 신뢰하고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방역지침 준수 속에서 주일 성찬례를 드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격했습니다. 참석 교우는 다소 줄었지만, 서로를 기억하며 기도하고 안부를 나누는 친교는 더 깊어졌습니다. 교회의 어려움을 헤아린 교우들의 봉헌으로 전보다도 재정이 안정되었다는 소식도 듣습니다. 특별히 지난 5월 27일 서울교구 창립 55주년 기념일에는 초대 이천환 주교님의 추모문집을 발간했고, 사제 세 분, 부제 한 분의 성직자를 서품하였습니다. 이 모든 일로 주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은총 안에서 ‘기쁨의 50일’을 함께 걸 어오신 교우들께 마음 깊이 감사와 치하를 드립니다.

성삼위일체주일을 지킨 후에는 교회가 차분히 정상적인 전례와 사목활동으로 돌아가길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이 소규모 종교 활동 등을 매개로도 계속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 큽니다.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진단이 많습니다. 암담하지만, 생각하면 본래 교회의 자리는 세상의 고난과 위기 한가운데입니다.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가 온전히 이루어지기까지, 교회의 사명은 계속됩니다. 종말의 어둠 속에 구원의 빛이 비쳐오듯이 오늘의 위기 속에서 교회는 더욱 참되고 깊은 일치로 빛을 내야 합니다.

  • 주일 성찬례를 드릴 때에, 방심하지 마시고, 방역 지침을 더욱 더 철저히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 건강이 염려스러운 교우들은 전례에 참석하지 마시고, 당분간 계속되는 서울주교좌성당의 온라인 전례 실황, 또는 본교회의 전례집전 영상을 보면서, 가정에서 예배하도록 안내하여 주십시오.
  • 코로나19 전파경로가 매우 유동적입니다. 교무구 단위로, 지역교회 주변의 확진자 발생상황을 늘 살피십시오. 혹 교우들의 감염 우려가 걱정되면, 총사제와 관할사제와 교회위원회가 협의하여 성당에서 모여 드리는 주일 성찬례를 중지하고, 비대면 방식의 예배로 전환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결정사항을 신속히 교무국에 알려서 먼저 관면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 통상적인 사목활동이 중지되어서 사목적 돌봄에서 소외되거나 방치된 교우들이 있는 지 세밀하게 살펴서 구체적이고 세심한 돌봄이 충실히 이루어지도록 해주십시오.
  • 주일 성찬례 외의 다른 모임 활동은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어 공식적으로 ‘생활 방역’으로 전환된 이후에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 교우들이 가정에서 <성공회기도서>를 가지고 아침기도, 저녁기도, 밤기도로 가정예배를 활발히 드리도록 친절하게 안내해주시기 바랍니다.
  • 코로나19 이후의 성공회 선교와 사목에 관하여 여러 가지 논의의 자리와 연구모임이 시작 되었습니다. 깊은 관심으로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 상황에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갈지 명쾌한 해답은 지금으로서는 없어 보입니다. 참고 견디며 더 깊은 성찰로 나아가야 하고, 우리 자신을 변화시킬 용기를 가지고 은총의 도우심을 의지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세상의 여러 모임과 다르게, 교회공동체는 하느님께서 세상으로부터 부르셨기에 의미가 있는 모임입니다. 모임의 크기나 형식보다도, 모여서 한 몸을 이루게 하는 ‘신앙의 결속’이 하느님의 부르심에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성공회는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새 계약의 공동체입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사랑을 통해서 하느님과 이웃과 하나를 이루는 새 백성답게 살아가라는 당부가 곧 교회의 사명과 선교의 내용입니다. 성삼위일체주일 이후의 연중절기는 은총에 의지하여 세상의 모든 분열의 고통을 평화의 일치로 변화시켜가는 시간입니다.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성령의 도우심으로 성직자와 교우들께서 흔들림 없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하나 되어, 맡겨진 사명을 잘 이루어가리라 믿습니다.

“여러분은 잠깐 동안 고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믿는 여러분에게 당신의 영원한 영광을 주시려고 불러주신 하느님 곧 모든 은총의 하느님께서 친히 여러분을 완 전하게 해주시고 든든히 세워주시고 힘을 주시고 흔들리지 않게 해주실 것입니다.” (1베드 5:10)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과 능력이 성공회 서울교구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하기를 축복합니다

2020년 6월 5일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이경호 베드로 주교

파일: 서교2020-53 (별첨) 코로나19 확산방지 대응을 위한 사목서신(8)(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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